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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증상 없어도 장염일 수 있어...폭염 속 장염 관리법은" 내과 의사 이상환

'장염 증상' 하면 대부분 설사를 떠올린다. 실제로 설사는 장염의 주요 증상이나 일부 사례에서는 설사 증상 없이 발열이나 구토 등의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때문에, 장염 증상으로 설사만 알아뒀다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고,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장염, 그 원인부터 치료 방법까지 내과 이상환 원장(이룸내과의원)에게 자세히 물었다. 다음은 이상환 원장이 백선혜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
q. 여름철, 장염 환자수가 늘어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여름철 장염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먼저 차가운 음식을 꼽을 수 있습니다. 더운 날에는 아무래도 차가운 음식을 자주 찾게 되는데요. 극도로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위장 점막에 자극이 가해지고, 위장 운동 기능을 저하시켜 배탈을 유발합니다. 또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 음식물 부패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데요. 상한 식품을 섭취하면 소화기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특히 익히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면 배탈이 나기 쉽죠. 또 하나 중요한 원인으로는 ‘온도차’를 꼽을 수 있습니다. 무더운 요즘, 에어컨을 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실내·외의 큰 온도 차이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장염에 걸릴 위험을 높입니다.q. 익히지 않은 음식의 위험성을 짚어주셨습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음식이 있다면요?오리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잘 익혀 먹는 게 중요하고요. 족발이나 곱창도 조심해서 드셔야 합니다. 아울러 무더운 여름철에는 굴이나 조개, 생선 등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생선의 껍질과 내장에는 식중독의 주범인 비브리오균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생으로 먹는 것은 꼭 피하셔야 합니다.q. 장염 환자분들은 주로 어떤 증상을 호소하나요?복통이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내성균일 경우 쥐어짜거나 뒤틀리는 듯한 통증 혹은 경련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설사도 흔한데요. 극심한 균의 경우 물이 많은 수양성 설사를 일으킬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또한 균으로 인해 장에서 비정상적으로 가스가 생기면 위로 올라가서 울렁거림, 즉 구역감을 유발할 수 있고요. 심하면 구토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또 하나 중요한 증상은 ‘열’입니다. 장염에 걸리면 38~39도, 심지어 40도까지 체온이 오를 수 있는데요. 이때,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감기를 의심하고 해열제를 드시곤 합니다. 하지만, 장염에서도 열이 날 수 있으며, 당연히 감기약만으로는 장염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여름철 열이 날 때는 한 번쯤은 장염을 의심해 보고, 필요할 경우 병원을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q. 장염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균을 찾는 것입니다. 장염은 종류가 굉장히 많습니다. 먼저, 균의 종류는 크게 세균과 바이러스로 구분할 수 있고요. 이 균의 종류에 따라서 설사를 유발하기도 하고, 구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설사나 구토가 나타나지 않는 중간형 장염도 있습니다. 장염은 이처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진찰을 통해 원인을 잘 판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약이나 수액 치료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q. 임의로 지사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지사제를 초기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복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장염 초기에는 지사제가 균을 흡착시켜 빼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지사제를 복용하면 빠져나가야 할 균이 장에 갇히고, 증상이 극심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염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세균을 치료제로 사멸시켜야 하고요. 혹은 힘들겠지만 차라리 구토나 설사를 통해 균이 빠져나가는 것이 오히려 회복이 빠를 수 있습니다.즉 너무 많은 지사제를 복용하면 당장의 설사는 멈출 수 있지만, 되려 균이 장에 갇히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데, 병원을 찾지 않고 지속적으로 지사제를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장염은 원인에 맞는 치료가 중요하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장염에 걸리면 장을 비우기 위해 아무것도 먹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괜찮은 방법인가요?실제로 좋은 방법이기는 합니다. 처음에 극심한 장염으로 인해 위장 기능이 떨어지면 물만 먹어도 구토, 설사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는 장을 비워두는 것이 도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 균의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나 일반적으로는 금식을 권유하지는 않습니다. 음식을 어느 정도 섭취해야 탈수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균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면역력이 중요한데요. 금식 시간이 길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균을 이겨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 빈속에 약을 복용하면 급성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길 위험도 있죠.따라서, 자극적인 음식과 날 것을 피해서 평소대로 식사하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다만, 3~4일 정도 장이 회복될 때까지는 해산물, 덜 익힌 육류, 유제품, 그리고 두유나 사과처럼 장에 가스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q. 여행지에서 장염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는데요. 이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단순 설사라면 일차적으로 지사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반복적으로 지사제를 복용하면 장염을 악화시키거나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단순 설사가 아닌 열을 유발하는 몸살이나 몸이 추운 오한이 극심하게 동반되는 경우, 그리고 물 같은 설사가 지속된다면 단순 지사제로 해결되지 않는 세균성 장염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이나 응급실에 방문할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평소 장염에 자주 걸리거나 동남아 같은 덥고 습한 여행지로 여행을 간다면 비상약을 챙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병원에 가면 장염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증상에 대한 약을 따로 받을 수 있습니다. 장염 초기 증상으로 인해 가스가 비정상적으로 나올 땐 가스를 빠지게 하는 약, 울렁거림이 심하고 구토가 심할 때는 항구토제나 구역을 치료하는 약, 그리고 설사가 나올 때는 지사제를 사용하는 등 증상에 맞는 약을 챙겨 먹으면 여행지에서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습니다.아울러, 여행 전부터 유산균을 챙겨 먹는 등 장 건강을 미리 챙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해외여행 시에는 위생 상태가 최대한 양호하고, 식재료가 신선한 식당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q. 해외 여행지에서는 병원에 가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꼭 병원에 가야 할 증상이 있다면요.구토가 심해서 물을 마시기 힘들고, 수양성 설사가 며칠간 지속되는 경우, 혹은 혈변의 양이 점점 많아지거나 심한 어지러움, 의식저하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아울러 해열제를 먹었는데도 고열이 지속되거나 잠을 설칠 정도로 몸살, 오한이 지속될 때도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장염을 방치하면 균이 피를 타고 온몸으로 퍼지는 패혈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험 증상을 잘 알아두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 = 백선혜 건강전문 아나운서도움말 = 이상환 원장 (이룸내과의원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