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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설사 가볍게 보다가 장 절제까지…2040세대를 위협하는 ‘염증성 장질환’ [인터뷰]

[인터뷰] 내과 전문의 김도훈 원장최근 5년간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 32%↑생물학제제 치료, 환자의 정상적인 삶 가능케 해대부분의 사람들은 복통을 감기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더욱 안일하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원인 모를 복통과 설사가 지속된다면 염증성 장질환의 경고 신호일 수 있어 반드시 병원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내과 전문의 김도훈 원장(고운속내과의원)에게 희귀 난치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내과 전문의 김도훈 원장ㅣ출처: 고운속내과의원복통과 설사 지속된다면, 반드시 염증성 장질환 의심해봐야복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위염, 소장염, 대장염, 급성충수염, 췌장염, 담낭염 등의 소화기관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자궁근종, 자궁외임신, 난소질환, 장간막혈전증, 복막염 등의 소화기관 이외의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설사의 원인으로는 균, 바이러스 감염 등 병원성 생물체의 감염, 완화제 등의 약제 유발성, 방사선 유발 장염 등이 있다. 그러나 “몇 달에 걸쳐 복통 또는 설사가 지속된다면 과민성 장 증후군과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김 원장은 경고했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설사 또는 무른 변, 혈변, 복통 등은 모두 염증성 장질환의 주요 증상이다. 주로 처음 질환이 발병하는 연령대가 20~40대까지 매우 젊어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루 또는 항문 농양, 체중 감소, 피로, 식은땀, 빈혈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염증성 장질환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최근 5년간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 32% 증가해최근 우리나라에서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 수는 2017년 6만 741명에서 2021년 8만 289명으로, 5년새 약 32% 급증했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20세부터 49세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던 염증성 장질환의 유병률이 급증하는 이유가 뭘까. 김도훈 원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흡연, 환경오염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염증성 장질환은 하나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는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에서 환경과 장내 미생물 변화 등으로 인한 과도한 면역반응을 원인으로 보고 있는데, 서구화된 식습관과 흡연, 환경오염 모두 과도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기서 ‘유전적 요인’이라는 것은 염증성 장질환이 유전병이라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염증성 장질환은 유전자 변이가 부모에서 자녀로 전달되어 발현되는 질병이 아니다. 다만, 가족 중에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있을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에서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가족력이 있다는 것. 김 원장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부모, 형제, 자녀 중에 염증성 장질환이 있을 확률은 5% 정도”라고 설명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크론병 환자, 뒤늦게 응급실 찾는 경우 흔해궤양성 대장염은 항문에서부터 시작해 대장으로 향하는 연속적인 병변을 보인다. 또한, 장의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국한되어 염증이 생긴다. 주로 혈변 증상이 나타나서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크론병은 식도에서 시작해 위, 소장, 대장,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나타날 수 있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는 달리 염증 부위가 연속적이지 않고 부분 부분 떨어져 나타난다. 그러나 장점막 전체층을 침범하는 특징이 있다. 주로 복통 증상이 나타나므로 뒤늦게 병원을 찾아 장을 절제하고 나서야 크론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도 복통이 지속된다면 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생물학제제 치료로 수술 받는 경우 줄어들어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의심되면 검사를 통해 빠르게 진단해,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전에는 5-asa,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등으로 치료를 했지만, 합병증이 생겼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수술을 진행했다. 김도훈 원장은 “최근에는 다양한 생물학제제가 개발되어 치료 효과가 이전보다 개선되어 내시경적 관해를 이루는 성적이 좋다”며, “합병증이 발생해 수술을 받는 경우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질환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절제술이 불가피한 상황도 있다”며, 염증성 장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